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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현업에 근무하면서 전공과목에 실망하신적 있나요?

 저는 강전을 배우면서 약전를 비웃으면서 살았습니다. 뭐 공부를 못했음에도 그저 싸나이라면 실패하면 뭐 어디 실려갈정도는 되어야 가오가 산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나마 전공을 살려서 설계쪽으로 갔는데, 가자마자 팀장이 "이쪽은 하나도 모르겠구만..."이라고 백지 취급을 하더군요. 그리고 그건 사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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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교육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교육 평가는 무제한의 시간에 자신이 아는 내용을 모두 적어 %로 학습평가를 내리는 것이 가장 좋겠죠. 그러나 시험평가의 경제성으로 인하여 우리는 한정된 숫자의 질문으로 성취도를 평가해야 합니다. 그러자니 체리피커처럼 중요한 일부분만 외우는 사람을 배제하고자 의외의 영역에도 문제를 출제해야하구요, 이것이 시간이 쌓이다보면 시험만을 위한 변태적인 학문이 탄생합니다.

img.pngBorn to 한국인들 핏줄에 감사하십시오.

 

 시험에 응시하는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합격률이 어처구니 없는 시험을 보면 그럴만도 했다고 다들 수긍하지 않나요? 미국인들도 혐오하는 토익시험이 무슨의미일까요? 한국어능력시험 문제 한번 보세요. 또는 귀화시험 문제좀 보세요. 바로 내가 이완용이고 당췌 합격한 사람과는 내가 담을 쌓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출제위원이 된다고 생각해보면 빡빡한 규정에 얽매여, 어느 문제집이나 학원에 편향되지 않아야 한다는 철칙하에 문제를 내려다보면 자유가 별로 없을겁니다. 능력을 묻는 기본적인 문제는 모두 가르치는 걸요. 공정성에 목매다보니 아무도 내지 않는 변태문제를 낼수 밖에요.\

 

또다시 논점을 벗어났지만, 실무에서 제가 제일 실망한 것은 R, L과 C를 안써요.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배웠던 의미로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도 실무에 종사한지 얼마안되서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대기전류가 uA인데다 전체 효율을 따지면 저항은 열적 손실만 가져올 뿐입니다. 인덕터는 사용처가 워낙 제한적이라 값싼 대량 생산제품이 적습니다. 콘덴서는 많이 쓰긴 하지만 그 용도가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반면 학문에서는 계산하고 예상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거들떠보지 않았던 각종 비선형 IC를 사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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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예상할 수 있는 공식으로 나타난다고 해도, 노턴이니 테브난이니 귀찮지 않나요? 당연히 실무자들도 그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디지털회로라고 퉁치는 마케팅문구가 맘에 안들긴 하지만 비선형 IC를 사용하는 회로와 디지털 회로의 장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이는 바로 업무를 모듈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내가 설계한 회로가 이 다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회로정수나, 등가회로로 변환할 필요가 없어요. 극단적으로 1과0입니다.

 또는 경제의 논리로 들어가보죠. 가기전에 구호하나 외치죠! 대량생산은 알파요 오메가, 우리는 그를 찬양할지니!

 많이 생산을 하는 것은 값이 쌉니다. 소량 생산을 하는 것은 값이 비싸고요. 여차하면 안팔수도 있습니다.

img.png전자산업의 쌀 MLCC

 가장 많이 쓰는 소자인 0.1uF ±20%/내압50V 다중적층세라믹캐패시터의 1개 가격은? 3.4원입니다. 물론 5000개 Reel단위에다가 분기/연단위 결산등으로 원단위는 구경하기 힘들지만요. 구매팀 가보면 재밌어요. "금년엔 3전만 깎읍시다","헤엑?? 그렇게 많이??"

 인덕터는요? 쓰는 사람이 정해져 있습니다. '전원,Power Supply' 

 SMPS등 전원회로를 설계하는 사람이 아니면 접근할 일이 없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공식으로 log를 써가며 트랜지스터, Amp 증폭기를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십시오. 이걸 그대로 시스템의 입력으로 보내는게 좋겠습니까? 우리가 간단히 보던 외란(노이즈)는 우습게 볼게 아닙니다. 여기에 우리가 아는 RLC 공식을 때려넣어보십시오. 차라리 가장 가까운곳에 ADC(아날로그 디지털 변환) 소자를 쓰는게 간편하지 않겠어요? 즉 5m 수위정보를 아날로그 5V를 20km까지 보낼바에야, 걍 물탱크 수위 5V=101 신호를 4G건 뭐건 송신하는게 좋죠. 실제 대부분의 SCADA 시스템에서는 이렇게 KT 통신선을 깔아서 씁니다.

 

 이것이 학업과 실무의 단적인 괴리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함정이죠. 내가 배웠던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자괴감에 빠지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사람이 우리 팀장님처럼 아무것도 모른다며 백지로 시작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이 고비를 넘기면 다시금 지나온 책을 펼쳐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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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전회로에서는 주파수가 무시무시합니다. GHz까지는 우습고요. 이것은 통신속도와 관계되는 값이니 앞으로 오르면 올랐지 낮아지진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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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해 콘덴서는 어떻습니까? 1uF이상 극성 콘덴서의 기본이라 할수 있는 이 캐패시터는 실은 PCB 전체의 수명을 결정합니다. 전자부품의 가장 약한 고리입니다. 실제로도 약전회로에서 캐패시터는 일종의 배터리로 사용되는데요, 0.1uF의 세라믹으로 커버되기 힘든 것들이 이런 극성 전해 콘덴서를 사용하게 됩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전해'액' 콘덴서입니다. 잘 보면 온도등급도 있어요. 사실 이건 충전될 수록 전압에 비례해 부풀어요. 방전되면 수축되구요. 허용전압이나 허용온도를 넘어서면? 터집니다. 캐패시터가 파괴되면 단락(쇼트)됩니다.

 

 디지털이 되면서 생각도 불연속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고장상태를 해석하기 힘들어요.

 이것은 기본적인 물성과 이론에 관계된 내용이잖아요. 교류회로의 리액턴스가 주파수와 인덕턴스.캐패시턴스와 관계있고 uA, MHz정도를 쓰는 일반약전회로에서 갑자기 주파수신뢰성시험에서 30GHz를 때리면 불합격판정 받는거예요. 제품 출시할 수가 없어요. 이게 "일반 가전"인데 어우...통신과 관련된거면 생각하기도 싫네요. 고속통신쪽으로 가면요, PCB회로 패턴길이는 물론이고 페놀수지의 유전율까지 제조사에 요청하게 됩니다. 당연히 이걸 모르면 요청도 못하고 머리를 싸매게 되는거죠.

 

 자!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실무에 별 쓸모가 없고 잣대가 잘못되어 있다며 이를 탓하시겠습니까?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그럴수도 있습니다. 저도 이를 극한으로 느낀 사람이니까요.

 

 단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인정을 해주지 않습니다.

 자격증을 따고 나서 생각한것 마냥 인정을 해주지 않는다고요? 기껏 수당이 기사가 한달에 3만원 기술사가 5만원이라고요?

 자격증이 없었다면 더 신나게 깠을 겁니다.

 

 남는 시간엔 도서관에서 영어논문을 출력해서 보는 물리수학변태들을 소기업연구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즉 어떤 경쟁사회에서도 살아남을 사람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구요. 그런 그들이 자격증 있냐고, 있으면 석/박사 있냐고 격하시키는 모습 많이 봤습니다. 실은 고용주나 상사도 불안한 겁니다. 물론 그XX이 잘못한거지만 입닥치게 하고 싶은게 있지 않나요? 그리고 공부를 하게 되면 공부하고 싶은, 알고 싶은 영역은 확장을 하게 됩니다.

 이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공부해온 것이 그리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전기전공은 워낙 광범위해서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하시는 분께, 광범위한! 것은 그래서 어디서든! 얻어걸리는 장점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img.jpg정답입니다. 많이 배운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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